2026년 8월 4일, 팔란티어 주가는 하루 만에 29% 넘게 올랐습니다(종가 125.65달러에서 162.66달러). 전날 장 마감 뒤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1년 전의 두 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불과 한 달여 전인 6월 25일에는 장중 106달러대까지 밀려 사상 최고 종가의 절반 가까이 떨어져 있던 종목입니다. 사람들이 이 회사에 열광하는 이유와, 그만큼 크게 쏟아지는 비판을 숫자와 함께 정리합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고 권하는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날마다 바뀌니 글에 적힌 기준 시점을 함께 봐 주세요. 팔란티어가 어떤 회사이고 무엇을 파는지는 팔란티어는 무슨 회사인가에서 먼저 다뤘습니다.

2026년 2분기 실적: 매출 93% 성장

팔란티어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1년 전 같은 분기 매출이 약 10억 400만 달러였으니 1년 사이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항목 2026년 2분기 1년 전 대비
전체 매출 19억 3,500만 달러 +93%
미국 기업(상업) 매출 7억 6,400만 달러 +149%
미국 정부 매출 8억 900만 달러 +90%
해외 기업 매출 1억 8,200만 달러 +26%
해외 정부 매출 1억 8,100만 달러 +42%
조정 영업이익률 62% -
순이익(회계기준, GAAP) 10억 6,200만 달러(순이익률 55%) -
고객 수 1,049곳 +24%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전망을 81억 5,000만~81억 5,800만 달러로 올렸습니다. 2025년 매출(44억 7,500만 달러)보다 82% 많은 금액입니다. 미국 기업 매출은 최소 34억 2,400만 달러, 134% 이상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표에서 눈여겨볼 곳은 고객 수와 매출의 차이입니다. 고객은 24% 늘었는데 매출은 93% 늘었습니다. 미국 기업 고객도 653곳으로 35% 늘었을 뿐인데 이들에게서 나온 매출은 149% 늘었습니다. 새 고객을 많이 데려왔다기보다 기존 고객이 쓰는 돈이 크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해외 기업 매출 성장률은 26%에 그쳤고, 전체 매출의 81%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성장이 미국에 쏠려 있다는 점은 비관론자들이 자주 짚는 약점입니다.

Rule of 40이 155%라는 말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Rule of 40(40의 법칙)’이라는 경험칙이 있습니다.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을 더한 값이 40을 넘으면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이 건강하다고 봅니다. 성장률 30%에 이익률 10%면 딱 40입니다. 팔란티어는 이 값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 조정 영업이익률’로 계산해 발표하는데, 2분기는 93과 62를 더한 155였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드문지는 맥킨지의 2021년 분석이 보여 줍니다. 맥킨지는 이익률 자리에 잉여현금흐름 비율을 넣어 계산하는데, 2011~2021년 소프트웨어 기업 200여 곳을 살펴보니 40을 넘긴 경우가 전체의 16%에 불과했습니다. 팔란티어는 2025년 4분기 127%, 2026년 1분기 145%, 2분기 155%로 분기마다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다만 계산 방식은 따져 봐야 합니다. ‘조정’ 영업이익은 직원에게 주식으로 준 보상 비용을 빼고 계산한 값입니다. 2분기 주식 보상 비용은 약 2억 6,500만 달러로 매출의 14% 정도였습니다.

회계기준 영업이익률 47%로 다시 계산하면 93 + 47 = 140입니다. 여전히 기준선 40의 세 배가 넘지만,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는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주가와 시가총액: 두 배 오르고 반 토막, 다시 반등

팔란티어 주가는 실적만큼이나 움직임이 큽니다.

시점 주가 흐름
2024년 한 해 340% 상승, S&P 500 종목 가운데 1위
2025년 한 해 135% 상승, 11월 3일 사상 최고 종가 207.18달러
2026년 6월 25일 장중 106달러대, 사상 최고 종가 대비 약 48% 하락
2026년 8월 4일 2분기 실적 다음 날 하루 29.45% 상승, 종가 162.66달러
2026년 9월 28일 종가 187.48달러, 2025년 말 종가(177.75달러)보다 약 5% 높음

9월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505억 달러입니다(stockanalysis.com 집계). 주식 수를 세는 방식에 따라 집계 사이트마다 4,400억~4,600억 달러대로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날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약 160배, 주가매출비율(PSR,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은 약 73배입니다. 9월 중순 마이크로소프트의 PER이 27배 수준이었으니 차이가 큽니다.

2026년 상반기의 급락에는 여러 이유가 겹쳤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소프트웨어 구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소프트웨어 주식 전반이 떨어졌고,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SaaS 종말(SaaSpocalypse)’이라고 불렀습니다. 로젠블랫의 애널리스트 존 맥피크는 6월 CNBC에 “누군가 ’Create me a Palantir(팔란티어를 만들어 줘)’라고 말하면 뚝딱 생겨날 것 같은” 인식이 주가를 누른다고 말했습니다. 카프 CEO는 대형 언어 모델로 팔란티어를 복제한다는 주장을 “완전한 코미디(farce)“라고 반박했습니다.

주가와 시가총액: 두 배 오르고 반 토막, 다시 반등 관련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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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열광하는 네 가지 이유

규모가 큰데도 빨리 크고, 돈도 번다

연 매출 80억 달러를 바라보는 회사가 80~90%씩 성장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2분기 조정 잉여현금흐름(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투자 지출을 뺀 돈)은 12억 2,000만 달러로 매출의 63%였고, 6월 말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는 92억 달러였습니다. 빚은 거의 없습니다. 빠르게 크는 회사는 대개 적자를 감수하는데, 팔란티어는 성장과 이익을 동시에 보여 줍니다.

’AI로 실제 돈을 버는 회사’라는 이야기

많은 기업이 AI에 돈을 쓰면서도 성과를 증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팔란티어는 AI를 실제 매출로 바꾸는 회사라는 이야기를 앞세웁니다. 카프는 2분기 실적 발표문에서 팔란티어를 “토큰(AI가 처리하는 글자 단위)을 실제 경제적 가치로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한 유일한 회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국방·안보라는 무게감 있는 고객, 도발적인 CEO의 화법이 더해집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이 카프에게 끌리는 이유를 일론 머스크처럼 사업의 비전을 파는 능력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AIP 부트캠프라는 영업 방식

팔란티어는 2023년 생성형 AI 플랫폼 AIP를 내놓으면서 영업 방식도 바꿨습니다. 대규모 영업 조직을 꾸리는 대신 ’AIP 부트캠프’를 열었습니다. 고객사 직원들이 팔란티어 엔지니어와 함께 1~5일 동안 자기 회사의 실제 데이터로 업무 하나를 직접 만들어 보는 행사입니다. 제안서를 읽고 몇 달을 검토하는 대신, 며칠 만에 돌아가는 결과물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카프는 2023년 한 해에만 500회가 넘는 부트캠프를 열었다고 밝혔고, 수요가 많아 참가 인원을 제한할 정도라며 “록 콘서트 같다”고 말했습니다. 영업 인력이 부족하다는 모닝스타 애널리스트의 회의론도 있었지만,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4분기 1억 3,100만 달러였던 미국 기업 매출은 2026년 2분기 7억 6,400만 달러가 됐습니다. 팔란티어는 2025년 연차 보고서에서도 부트캠프를 고객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꼽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강한 지지

미국에서 팔란티어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는 종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반다리서치는 2025년 12월 8일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개인투자자의 2025년 팔란티어 순매수액이 8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2024년보다 80% 넘게, 2023년보다 400% 넘게 늘어난 규모입니다.

한국의 ’서학개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자료를 인용한 보도를 모으면 흐름은 이렇습니다.

기준 시점 국내 투자자 팔란티어 보관액 또는 매매 출처
2026년 1월 15일 보관액 65억 달러, 미국 주식 중 4위 키즈맘(예탁결제원 인용), 2026년 1월
2026년 4월 말 보관액 47억 6,000만 달러, 4위 연합뉴스(세이브로 인용), 2026년 5월
2026년 5월 말 보관액 44억 2,000만 달러, 10위로 하락 연합뉴스(세이브로 인용), 2026년 5월
2026년 7월 1일~8월 27일 개인투자자 6억 1,540만 달러 순매도 한국경제TV(세이브로 인용), 2026년 8월

보관액은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라 주가가 떨어지면 함께 줄어듭니다. 상반기 주가 급락으로 보관액과 순위가 내려갔고, 7~8월 반등 구간에서는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9월 기준 종목별 보관액은 공개 보도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네 가지 이유 관련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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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너무 비싸다, 그리고 무엇에 쓰이는가

밸류에이션 논쟁

가장 오래된 비판은 가격입니다. 9월 28일 시가총액을 2026년 매출 전망치 중간값(81억 5,400만 달러)으로 나누면 약 55배입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2025년 3분기 말 팔란티어 주식 500만 주에 대한 풋옵션(주가 하락에 거는 계약, 명목 가치 9억 1,200만 달러)을 보유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카프는 CNBC에서 이를 “정신 나간(batshit crazy)” 베팅이라고 받아쳤고, 버리는 “카프와 그의 ’온톨로지’는 간단한 13F(기관 보유 공시)도 해석하지 못한다”고 응수했습니다. 버리는 2026년 6월 25일 공매도 포지션의 절반을 107.15달러에 청산했지만 풋옵션은 계속 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지금의 성장 속도라면 몇 년 안에 배수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고 봅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6월 “시장이 앞으로 6~9개월의 수요를 크게 잘못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주장 모두 미래 성장률에 대한 가정이 다를 뿐이라, 아래 계산 예시로 직접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감시와 윤리 논쟁

두 번째 비판은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가 어디에 쓰이느냐입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025년 4월 팔란티어에 3,000만 달러를 주고 ’이민 생애주기 운영체제(ImmigrationOS)’를 맡겼습니다. 추방 대상 선별과 우선순위 지정, 자진 출국자의 ‘거의 실시간’ 파악이 주요 기능입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 시스템이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던 개인 정보를 한데 모은다고 비판합니다. 2026년 1월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이 간호사를 총격해 숨지게 한 사건 뒤에는 팔란티어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에서 ICE와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고 와이어드가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신뢰 문제가 계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영국 하원 위원회 두 곳은 3억 3,000만 파운드 규모의 NHS 데이터 플랫폼 계약을 2027년 2월 해지 조항 시점에 끝내라고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프랑스 국내정보총국(DGSI)은 2026년 6월 팔란티어 도구를 자국 기업 샵스비전(ChapsVision) 제품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랑스 총리실은 교체에 몇 년이 걸린다고 밝혔고, 팔란티어는 기존 계약이 그대로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팔란티어는 고객 데이터를 자기 목적으로 쓰거나 남에게 넘기지 않으며, 접근 권한 통제와 감사 기록 같은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제품의 핵심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결정은 자동화하지 않고, 윤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거절한다는 원칙도 내걸고 있습니다. 비판하는 쪽은 그 원칙이 실제 계약에서 어떻게 지켜지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반박합니다.

접근 통제된 기록 보관 공간의 출입문과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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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직접 따져 보기: 계산 예시와 체크리스트

밸류에이션 논쟁은 결국 “앞으로 몇 년간 얼마나 더 크느냐”에 대한 가정 싸움입니다. 시가총액이 9월 28일 수준(약 4,505억 달러)에 그대로 머문다고 가정하고, 2026년 매출 전망 중간값(81억 5,400만 달러)에서 해마다 같은 비율로 성장한다고 놓으면 3년 뒤 주가매출비율은 이렇게 됩니다.

2027~2029년 연평균 성장률 2029년 매출(계산값) 2029년 주가매출비율
50% 약 275억 달러 약 16배
30% 약 179억 달러 약 25배
20% 약 141억 달러 약 32배

3년 동안 매년 50%씩 성장해도 주가가 그대로라면 주가매출비율은 16배입니다. 낙관론자는 이 정도면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보고, 비관론자는 50% 성장이 3년 이어진다는 가정 자체가 무리라고 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앞으로의 실적이 말해 줄 것입니다.

다음 실적 발표는 2026년 11월 2일(미국 시간)로 예상됩니다(stockanalysis.com 추정). 발표문에서 다음 다섯 가지를 확인하면 열기가 이어질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 미국 기업 매출 성장률: 2분기 149%에서 얼마나 둔화하는가
  2. 고객 수 증가율과 매출 증가율의 차이: 기존 고객 확대가 계속되는가
  3. 해외 기업 매출: 26%에 머문 해외 성장이 살아나는가
  4. 주식 보상을 포함한 Rule of 40: 회계기준 영업이익률로 다시 더해 보기
  5. 정부 계약 소식: NHS 해지 조항, 프랑스 교체 일정, 미국 국방 예산

팔란티어를 둘러싼 열기는 두 가지가 겹친 결과입니다. 하나는 거대한 회사가 두 배 가까이 크면서 이익률까지 높은 드문 실적이고, 다른 하나는 그 실적보다 훨씬 앞서 달리는 주가입니다. 숫자가 좋다는 것과 주가가 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며, 이 글은 어느 쪽으로도 투자를 권하지 않습니다.

팔란티어가 실제로 파는 기술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팔란티어 온톨로지 쉽게 이해하기에서 이어서 설명합니다.

참고한 자료